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베팅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는 설령 금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더라도 사모펀드와 사모신용이 앞으로 2~3년 안에 조정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 씨어리(Bull Theory)가 전한 버리의 논지에 따르면, 현재 AI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 중 절반가량이 사모신용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사모펀드 운용사 3,000곳 이상이 2021년 이후 단 한 건의 딜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버리는 이를 표면적인 AI 열기와는 별개로 시장이 조용히 제 기능을 멈춘 증거로 해석한다.

이번 경고는 버리가 캐터필러(Caterpillar)에 취한 공매도 포지션 다음으로 나왔다. 불 씨어리에 따르면 그가 6월 30일 공매도를 시작한 이후 캐터필러 주가는 22% 하락한 상태다. 버리는 캐터필러 주가가 2026년 AI 랠리 국면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뛴 뒤인 주당 1,060.98달러에서 포지션을 잡았는데, 이는 직접적인 AI 제품 라인이 전혀 없는 중장비 제조업체로서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주가매출비율을 기록한 시점이었다.

Michael Burry Widens His AI Bubble Bet With a Warning on Private Credit
Image via @BullTheoryio on X

최종 수요가 아니라 순환 자금 조달

버리의 큰 그림은 국제결제은행(BIS)이 낸 AI 업종 대출 보고서에서 일부 영감을 얻은 것으로, 엔비디아의 현재와 미래 수요 상당 부분이 진짜 최종 고객이 아니라 AI 랩과 클라우드 기업, 그리고 그들의 대출 기관 사이를 맴도는 자금 조달 구조에서 나온다는 주장이다. 이런 구조는 대체로 장부 바깥에 숨겨져 있고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 수치대로라면 AI·IT 업종을 향한 사모신용 대출은 5년 사이 네 배로 불어났고, 그만큼 위험이 과거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던 것과 똑같은, 규제가 헐거운 시장 구석에 집중되고 있다.

캐터필러가 이 논지의 이례적인 대리 지표로 떠오른 이유는, 정작 AI 사업과는 여러 단계 떨어져 있는 회사임에도 데이터센터 건설과 맞물린 중장비 수요 덕에 AI 관련 훈풍에 함께 휩쓸렸기 때문이다. 버리는 지금의 구도를 1999~2000년 닷컴 버블과 노골적으로 비교해 왔고, 엔비디아와 테슬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대해서도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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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없이도 성립하는 베팅

이번 경고를 흔한 금리발 약세론과 구분 짓는 지점은, 버리가 사모신용에 대한 판단을 연준 정책과 명시적으로 분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연준이 다음에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스트레스는 쌓여간다고 주장한다. 이 프레임은 결국 AI 자본지출 자체에 입증 책임을 지운다. 데이터센터 수요와 자금 조달 구조가 광고된 대로 버텨준다면 버리의 공매도 포지션은 계속 손실을 볼 것이고, 반대로 그가 지목한 순환 자금 조달 구조가 풀려버린다면 이번에 그가 경고한 사모신용 익스포저는 훨씬 광범위한 AI발 매도세로 이어지는 전달 경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