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감독청(OCC)의 조너선 굴드 청장은 디지털 자산이나 그 밖의 신기술과 관련된 사업이라도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활동을 하는 기업이라면 국가 은행 인가를 받을 명확한 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굴드가 청장에 취임한 이후 줄곧 견지해온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올해 들어 크립토 관련 인가 승인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굴드의 입장은 인가 심사를 사업 모델이 얼마나 새로운지가 아니라 그 기업 활동의 합법성과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중립적인 절차로 규정한다. 이런 관점은 연방 은행 시스템과의 통합을 원하는 크립토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다.

OCC Chief Says Digital Asset Firms Should Have Path to Bank Char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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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되는 한 해의 승인 행렬

이번 발언은 굴드 취임 이후 이어져온 일련의 실제 인가 승인 사례를 배경으로 한다. 2026년 7월 10일 OCC는 서클(Circle)이 “서클 내셔널 트러스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할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의 개설을 최종 승인했는데, 이는 2025년 12월 서클과 비트고,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 팍소스에 조건부 승인을 내준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와 별개로 피터 틸과 파머 럭키 등 테크업계 인사들이 후원하는 디지털 은행 에러버 뱅크(Erebor Bank)는 OCC가 4년 만에 처음 내준 신규 은행 인가의 주인공이 됐다. 굴드는 자신이 이끄는 기관이 인가 신청서를 접수 후 120일 이내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난 6개월간 대부분의 신청 건에서 이 목표를 지켰다고 밝혔다.

인가 취득이 크립토 기업에 중요한 이유

국가 은행이나 신탁 인가를 받으면 디지털 자산 기업은 주(州)별로 흩어진 자금이체업자 라이선스를 짜맞추는 대신 연방 차원의 규제 소속을 갖게 되고, 인가 없이는 확보하기 어려운 결제망이나 커스터디 체계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굴드의 발언을 담은 OCC 자체 발표문은 이 기관이 디지털 금융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처음부터 특수하거나 더 위험한 부류로 취급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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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남아 있는 논쟁

다만 모두가 OCC의 이런 태도를 업계에 명백히 유리한 승리로만 읽는 것은 아니다. 크립토와 은행권의 빠른 통합에 비판적인 이들은 디지털 자산 기업에 전통적인 은행업 특권을 넘겨줄 경우 크립토 시장 특유의 변동성이 연방예금보험 대상인 은행 시스템 안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럼에도 지금으로서는 굴드의 발언이, 잘 짜인 신청 건이라면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승인해 나가겠다는 기관의 의지를 보여준다. SEC 역시 맞춤형 크립토 상품 체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OCC는 그런 흐름과 나란히 연방 규제기관 중에서도 크립토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축에 계속 머물러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