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Josh Shapiro)가 화요일 행정명령 2026-05호에 서명했다. 그동안 자율 인증 프로그램에 머물러 있던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준을 법적 구속력을 갖춘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는 조치다. 이번 명령은 최대 전력 수요가 25메가와트를 넘는 대형 데이터센터라면 어디든 주 정부의 ‘책임있는 인프라 개발 가이드라인(GRID)’ 기준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지 못한 프로젝트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역사회에 부여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샤피로 행정부가 시도했던 자율 참여 방식에서 방향을 튼 것이다. 당시 개발업체들이 대체로 자율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새 행정명령에 따라 주 환경보호국(DEP)은 개발업체가 에너지 요금 적정성, 환경 보호, 인력 개발, 투명성, 지역사회 참여에 관한 GRID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하고, 먼저 지자체 승인까지 확보한 경우에만 허가 신청을 검토하게 된다.

Tall metal tower surrounded by lush green 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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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허가 대상에서 제외, 비밀유지계약도 금지

데이터센터는 펜실베이니아의 허가 신속처리 프로그램(Permit Fast Track Program) 대상에서 완전히 빠졌고, 주 정부 기관들은 이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한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이 금지된다. 비공개 협상 때문에 전기요금과 지역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이 배제됐다는 불만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이번 명령은 또한 주의 에너지 요금 적정성 특별고문이 데이터센터가 자체적으로 일정 부분 전력망 비용을 부담하고, 비상시에는 독자적인 전력 공급망을 확보하지 않는 한 부하 감축(curtailment)을 수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유틸리티 규정을 추진하게 했다.

투명성 관련 조치도 포함됐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제안된 시설들의 위치를 표시한 공개 지도를 발간할 예정이며,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2027년 7월부터 연간 에너지·용수 사용량을 보고해야 한다. 주지사실에 따르면 주 전역에서 100건이 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제안됐지만, 이 중 정식 허가 신청서를 DEP에 제출한 곳은 아직 20건에 불과하다.

“나는 이 개발업체들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펜실베이니아 주민을 함부로 대하거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에 대한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무시하거나, 우리의 전기요금을 끌어올리는 일을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샤피로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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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산되는 주정부 차원의 반발에 합류

샤피로의 이번 명령은 데이터센터 확산에 대한 각 주의 반발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뉴욕주는 지난 7월 캐시 호컬 주지사가 50메가와트 이상 시설의 신규 허가를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신규 건설을 공식적으로 중단한 첫 사례가 됐고, 뉴저지주는 6월 30일 같은 기준을 넘는 데이터센터가 자체 인프라 비용을 일반 가정용 요금제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클라호마와 버몬트에서도 각각 2029년, 2030년까지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을 유예하는 별도 법안이 계류 중이다. 규제 당국에 수자원, 전기요금, 부동산 가치에 미치는 부담을 검토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에게 걸린 이해관계는 실제로 상당하다. 널리 인용되는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일부 지역의 월간 전기요금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최대 267%까지 치솟았다. 2026년 한 해 동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시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최소 37명이 체포됐으며, 지난 3월에는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오라클, xAI 등 AI·클라우드 업계를 대표하는 7개 대기업이 자사 시설 수요를 충당할 신규 전력 생산 확대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업계 전력 수요가 정치적으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