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법안 1194918-8호 '디지털 통화 및 디지털 권리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며, 러시아 최초로 암호화폐 거래에 관한 포괄적 법적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러시아 하원(두마)은 2026년 7월 말 최종 독회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켰고, 8월 6일 화요일 푸틴이 서명하면서 핵심 조항들이 2026년 9월 1일부터 시행될 길이 열렸다.

이 법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자, 브로커, 커스터디 업체들이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규제 감독 대상에 들어가게 됐다. 거래소 운영자들은 합법적으로 영업을 계속하려면 새로운 규제 기준을 충족하고 금융시장 자율규제기구에 가입해야 하며, 러시아 중앙은행이 시장 감독 권한과 시행 규칙 제정권, 그리고 인가받은 중개기관이 취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암호화폐 자산을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됐다.

A white winged figure sits on stone ste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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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구체적으로 와닿는 제약은 지출 한도다. 인가받은 중개기관 한 곳당 연간 30만 루블, 약 3,700달러로 지출이 제한되며, 이 한도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승인한 유동성 높은 암호화폐 자산 목록에만 적용된다. 개인 투자자는 이 새로운 체계 아래서 거래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리스크 이해도 테스트도 통과해야 한다. 반면 적격 투자자는 지출 한도와 자산 목록 제한 모두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어떤 암호화폐든 제한 없이 매수할 수 있다.

겉보기보다 좁은 예외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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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법은 한 가지 핵심 제약은 그대로 남겨뒀다. 국내에서 암호화폐로 재화나 서비스를 결제하는 것을 금지해온 기존 규정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즉 이번 새 프레임워크는 결제 수단으로서의 크립토가 아니라 거래와 커스터디를 합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거주자 대상 디지털 예탁기관을 규율하는 별도 규칙은 2027년 7월 1일까지 시행되지 않아, 해외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인프라에는 규정 준수를 위한 추가 유예 기간이 주어졌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러시아의 접근 방식은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법(MiCA)과는 뚜렷이 다르다. MiCA는 개인 투자자에게 하드캡 형태의 매수 상한을 두기보다, 패스포팅 제도를 통해 회원국 간 인가와 공시 규정을 통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MiCA가 표준화된 행위 규범과 공시 의무를 통해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무게를 둔다면, 러시아의 법은 발행자 차원의 투명성 규정보다는 거래 한도에 개인 투자자 리스크 관리의 부담을 지우는, 직접적인 지출 상한과 의무적 역량 테스트를 결합한 방식을 택했다.

이번 새 프레임워크는 러시아 당국이 지난 2년간 제재 압박 속에서 크립토를 국내 투자 수단이자 국경 간 무역 채널로 어떻게 활용할지 저울질해온 끝에 나왔다. 다만 이 법의 초기 단계는 결제보다는 국내 거래, 커스터디, 개인 투자 활동을 공식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