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의 블록체인 베팅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출시 당시 내세웠던 토큰화 주식 기능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다. 온체인 데이터를 추적하는 디파이라마의 로빈후드 체인 대시보드에 따르면 로빈후드 체인의 총예치자산(TVL)은 8월 한 달 동안 45% 급증해 사상 최고치인 5억 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성장은 애초 체인이 내세웠던 토큰화 주식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유입에서 거의 전적으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동력은 이서나(Ethena)의 USDe다. 이번 달에만 잔고가 약 50% 뛰었다. USDe의 체인 내 잔고는 한 달 전 1,7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2억 8,600만 달러로 불어나며 체인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44%를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USDe는 7월 1일 아비트럼 기반 레이어2 기술로 퍼블릭 메인넷을 시작한 이 네트워크에서 단연 지배적인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Robinhood Chain's TVL Hits Record $542M as Stablecoins Drive Growth
Image via @coinbureau on X

조용히 뒤바뀐 처음의 구상

로빈후드 체인이 출시될 당시, 토큰화 주식은 체인의 대표 사용 사례로 꼽혔다. 주식을 온체인으로 옮겨 거의 즉각적인 결제를 구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 구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7월 초만 해도 토큰화된 실물자산(RWA)이 체인 전체 TVL의 3분의 1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약 6%로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체인의 성장은 토큰화 주식 거래소보다는 수익을 내는 스테이블코인 예치처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토큰화 주식을 거래하기보다 USDe에 자금을 묻어두는 쪽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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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

델타 중립 헤지 포지션으로 담보된 합성 달러 구조를 지닌 USDe는 보유자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설계 덕분에 올해 섹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로빈후드 체인은 이 흐름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누리고 있는 곳 중 하나로 보인다. 체인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6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섰고, 이번 달에만 22% 넘게 늘었다. 이는 자금 유입이 USDe 하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그 안에서도 USDe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로빈후드의 더 큰 크립토 전략에 던지는 함의

5억 4,200만 달러라는 TVL은 자리 잡은 대형 레이어2 네트워크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박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헤드라인 숫자가 아니라 구성의 변화다. 규제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의 인가 및 감독 방식을 놓고 활발히 논의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이서나 같은 발행사들은 새로운 체인으로 유통망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로빈후드 체인의 초기 흐름을 보면, 결국 로빈후드 자체 레일로 자금을 끌어들이는 기능은 토큰화 주식 거래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수익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