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캄보디아 국경 지대 시설과 오랫동안 연결돼 온 스캠·납치 범죄조직들이 말레이시아로 거점을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 최근 보도를 통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는 암호화폐 거래소 인력이 상당수 밀집해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이 이런 이동의 초기 정황으로 거론된다. 두 사건 모두 중국 국적자가 연루됐는데, 컨트리가든 포레스트시티 개발단지에서 경찰이 텔레콤 사기 조직 두 곳을 적발해 해체했다.
포레스트시티의 이력을 보면 이곳이 이전 대상지로 떠오른 배경이 이해된다. 이 개발단지는 원래 중국인 구매자를 겨냥한 대규모 주거·상업 복합단지로 지어졌지만, 만성적인 저입주율 탓에 넓은 구역이 사실상 경제적으로 방치돼 왔다. 이 지역 다른 곳의 스캠 조직들이 과거부터 즐겨 노려온, 눈에 잘 띄지 않는 인프라인 셈이다.
더 광범위한 단속 압박의 일환
이번 이동 정황은 해당 조직들의 기존 근거지에 가해진 지속적 압박과 맞물려 있다. 2026년 4월, 미 법무부 산하 스캠센터 특별수사단은 이들 조직의 전 생애주기—피해자들을 감금해 온 시설, 사기에 쓰인 디지털 인프라, 탈취한 암호화폐를 세탁하는 금융망—를 겨냥한 단속에 착수했다. 이어 7월에는 연방 검찰이 미국·캐나다 거주자를 노린 사기와 연계된 탈취 암호화폐 2,500만 달러 이상을 회수하기 위한 민사 몰수 소송 5건을 제기했는데, 이 사건들의 자금 이동책은 이미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IP 주소로 추적된 바 있다.
네트워크화·프랜차이즈화된 범죄 경제
이 지역을 다룬 유엔 보고서는 한때 별개로 존재하던 스캠 신디케이트들이 각자 고립된 조직으로 움직이는 대신, 자금망과 기술, 전문 서비스를 공유하는 하나의 초국가적 생태계로 합쳐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보고서는 이 구조를 일종의 기업 프랜차이즈 모델에 비유한다. 핵심 조직이 자금세탁 파이프라인, 모집 경로, 사기 플랫폼 같은 역량을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면, 계열 운영자들이 이를 각자 독립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지역 분석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을 잇는 해상 삼각지대인 술루해와 셀레베스해 역시, 이들 조직의 디지털 활동과 병행해 떠오르고 있는 밀수 경로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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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가 예의주시하는 이유
말레이시아라는 연결고리가 암호화폐 업계에 특히 중요한 이유는 그곳에 누가 살고 있느냐다. 이 지역 거래소들의 백오피스·운영 인력 상당수가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두고 있다. 보안 연구자들은 이 정도로 조직화된 스캠 네트워크가 일반 소액 피해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거래소 시스템이나 고객 데이터에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 자체가 강압이나 사회공학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로의 이동이 실제로 굳어진다면, 이 나라에 상당한 인력을 둔 거래소들은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이나 피싱 캠페인에 적용해 온 것과 같은 위협 모델 안에, 직원에 대한 물리적 보안 위험도 포함시켜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