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가 하루 사이 별개의 암호화폐 규정 제정 트랙 두 개를 동시에 멈춰 세웠다. 세 명의 위원이 토큰 프로젝트를 위한 맞춤형 자금조달 면제를 골자로 한 '레귤레이션 크립토(Regulation Crypto)'를 공식 제안할 예정이던 8월 14일 금요일 공개회의를 갑작스레 연기했다. 전날 오후 5시13분 발표한 성명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정 문제를 이유로 들었을 뿐 새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암호화폐 전문 기자 엘리너 테렛은 토큰화 증권의 제한적 거래를 허용하려던 별도 제안인 SEC의 토큰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도 '추가로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세부 내용은 당분간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SEC 자체 회의 공지를 보면 레귤레이션 크립토 표결은 이례적으로 짧은 통보 기간을 두고 잡혀 있었다. 통상 공개 세션에 필요한 일주일이 아니라 8월 10일 발표 후 나흘 만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당시로선 이 압축된 일정 자체가 규정 제정을 향한 시급함의 신호로 읽혔다. 회의가 열리기 채 하루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를 취소하면서 그 추진력의 인상은 뒤집혔다.

SEC Postpones Crypto Rulemaking Push as CLARITY Act St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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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을 잡는 클래리티법

두 지연 모두 같은 근본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회가 자체 암호화폐 시장구조 입법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는 점이다. 상원은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 디지털자산시장명확화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에 대한 절차적 토론종결 표결을 진전시키지 못했고, 이로써 더 큰 틀의 입법 프레임워크는 다음 상원 행동 시점으로 예상되는 9월 15일까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에 놓였다. 토큰화 면제와 관련해서는 테렛의 취재원들이 SEC의 독자 행보가 클래리티법 자체의 토큰화 조항인 섹션 10505를 둘러싸고 어렵게 이룬 합의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SEC가 의회가 결국 통과시킬 법안과 충돌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규정 제정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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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가 아니라 의도된 속도 조절

두 지연 어느 쪽도 SEC가 암호화폐 규정 제정 의제 자체를 접었다는 신호로 읽히지는 않는다. 레귤레이션 크립토와 토큰화 면제 모두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고, 애초에 나흘 통보만으로 회의를 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내부적으로는 움직이려는 의지가 실재한다는 걸 시사한다. 다만 지난 한 주가 보여준 건 클래리티법이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통과되든 그것과 어긋나지 않는 규정을 만들기 위해 의회보다 앞서 나가는 걸 피하려는 SEC의 모습이다. 이 조정 문제는 입법 쪽에서도, 규제 쪽에서도 아직 명확한 해결 시점을 잡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