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8월 18일 'Regulation Crypto Assets'라는 이름의 신규 규정을 제안했다. 크립토 토큰 발행만을 전담으로 겨냥한 규정 제정으로는 SEC 역사상 처음이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SEC의 공식 발표문에서 이번 프레임워크가 크립토 창업자들에게 "연방 증권법 아래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크립토 시장에 맞춰 설계된 두 가지 신규 공모 면제 조항이다. '스타트업 면제(startup exemption)'는 초기 단계 프로젝트가 4년에 걸쳐 최대 500만 달러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넓은 범위의 '자금조달 면제(fundraising exemption)'는 12개월 기간 안에 최대 7,500만 달러까지 공모를 허용한다. 두 경우 모두 대부분의 공모 증권에 요구되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정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와 별도로,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애초 약속했던 경영상의 노력을 완료하거나 종료한 이후에는 해당 크립토 자산이 투자계약의 정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부 세이프하버 조항도 마련됐다.

이번 규정은 지난 3월 SEC가 특정 크립토 자산 및 거래에 연방 증권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명확히 한 해석 지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두 조치를 함께 놓고 보면, 클래리티법(Clarity Act) 같은 별도 입법을 의회가 통과시키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앳킨스 체제 아래 SEC가 수년간 이어진 '집행을 통한 규제' 방식을 정해진 규칙집으로 대체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업계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
업계 단체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제안을 크립토 프로젝트들이 미국 증권법을 피하려고 토큰 판매 구조를 해외로 돌릴 유인을 줄이는 조치라며 대체로 환영했다. SEC는 규정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6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열었으며, 이는 곧 해당 면제 조항들이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규제 명확화를 향한 더 넓은 흐름의 일환
이번 제안은 CFTC의 독자적인 크립토 규정 제정 움직임과 나란히 진행되고 있다. CFTC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은 클래리티법이 의회에서 정체될 경우 자체적으로 시장구조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일 입법안 하나만 기다리는 대신 두 규제 당국이 나란히 움직이는 이런 모습은, CME와 칼시(Kalshi)가 예측 시장 관할권을 두고 벌이는 신경전에서도 드러난 것과 비슷한 관할권 다툼의 성격을 띤다. 결국 지금 워싱턴의 크립토 정책 상당 부분이 입법자가 아니라 규제 당국의 손에서 쓰이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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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면제 조항들이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치고도 원안 그대로 남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이번 제안 자체는, 지난 몇 년간 규정 제정보다는 집행 조치를 통해 크립토 기업들을 압박해온 SEC의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을 기다리며 관망해온 토큰 발행사들에게는, 6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이 이제 다음으로 지켜봐야 할 이정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