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0%로 낮추는 정책을 공식 시행했다. 2025년 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5년간 소급 적용되는 면세 조치다.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매도하거나 이전해 얻은 수익이 대상이지만,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라이선스를 받은 거래소나 브로커, 딜러를 통한 거래일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바로 이 라이선스 요건이 정책의 핵심 장치다. 똑같은 비트코인 매도 거래라도 어느 플랫폼을 거치느냐에 따라 세금이 완전히 면제될 수도, 전액 과세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라이선스 없는 해외 플랫폼에서 거래하면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태국 현지 트레이더를 두고 태국 라이선스 거래소가 해외 대안 플랫폼보다 직접적인 경쟁 우위를 갖게 된다.
개인만 해당, 법인은 제외
이번 면세 조치는 개인 트레이더에게만 적용된다. 사업 목적으로 디지털자산을 거래하는 법인은 기존과 동일한 양도소득 과세 방식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즉 이번 정책은 법인 재무 활동이나 기관 트레이딩 데스크가 아니라 리테일 참여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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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디지털 금융 허브를 노리는 승부수
태국 당국은 이번 조치를 명백한 경쟁 전략으로 규정했다. 주변국들도 저마다 암호화폐 자본과 인재를 유치하려 나서는 상황에서, 태국을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다. 라이선스를 받은 현지 플랫폼에 남아 있는 리테일 트레이더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없애는 것은, 거래량과 그에 따른 라이선스 수익,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규제 밖 해외 플랫폼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국내에 묶어두려는 직접적인 유인책이다.
이번 조치의 시행 시점도 의미가 있다. 암호화폐 친화적인 세제와 규제가 국가 간 경쟁의 실질적인 화두로 떠오른 시기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부터 미국까지, 각국은 시장구조 법안과 그를 둘러싼 정치적 셈법을 놓고 여전히 씨름 중인 가운데, 앞으로 5년간 암호화폐 거래와 인프라 투자가 결국 어디에 집중될지를 좌우할 규칙을 먼저 정하려 속도를 내고 있다.
일단 태국의 5년짜리 면세 창구는 트레이더와 라이선스 플랫폼 모두에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명확한 기한을 제공한다. 세계적으로도 암호화폐 세제에서 이 정도의 확실성은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