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수요일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건당 20억 달러였던 매입 규모를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최소" 40억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을 대상으로 하며,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아 차입 비용이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뛴 데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발표 전날 30년물 금리는 5.337%까지 올라 19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지만, 바이백 확대가 확정되자 5.19% 안팎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20년물과 10년물 금리도 함께 진정되며 각각 5.176%, 4.637% 부근까지 낮아졌다. 재무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확대 조치는 딜러들이 유동성이 낮은 구권(off-the-run) 국채를 정부에 되팔려는 수요가 꾸준히 확인된 장기물 구간에 유동성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20년 넘게 잠자던 프로그램의 부활
국채 바이백 자체는 새로운 수단이 아니지만, 최근 활용 규모는 이례적이다. 재무부의 유동성 지원용 바이백 프로그램은 2002년부터 2023년까지 사실상 휴면 상태였고, 그 21년 동안 실시된 매입은 단 17건에 그쳤다. 2024년 5월 다시 가동된 이후로는 활용 빈도가 빠르게 늘어, 2024년 한 해에만 41건이 진행됐고 2025년에는 57건 페이스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흐름 위에서 수요일 발표는 프로그램의 화력을 한층 더 키운 셈이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대개 새로 발행된 종목이 활발히 거래되는 벤치마크 자리를 넘겨받으면서 딜러들이 보유하기 점점 부담스러워진, 유동성이 낮은 구권 국채가 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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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금리가 급등한 이유
수요일 대응을 촉발한 이번 급등세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국채 금리는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동시에 오르고 있었고, 이 조합이 이미 다른 매크로 압력을 소화하던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며 주 초반 아시아 증시 전반의 급격한 매도세를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 장기 금리 상승은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끌어올리고, 시장에서는 흔히 경기침체의 조기 신호로 읽힌다. 재무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몇 분 만에 주가지수 선물이 오르고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급반전이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이유 중 하나다.
앞으로의 의미
확대된 바이백이 11월 초까지 예정된 만큼, 재무부는 사실상 향후 석 달 가까이 장기물 구간에 더 강도 높게 개입하기로 한 셈이다. 이 정도로 금리를 억제하는 데 충분할지는 연준의 향후 정책 결정, 다가올 장기물 국채 입찰 수요 등 재무부가 통제할 수 없는 여러 변수에 달려 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이번 발표가 목표한 바를 그대로 해낸 셈이다.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모두를 뒤흔들기 시작하던 금리 수준을 다시 끌어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