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가 지역 전반으로 번지며 24시간 만에 아시아 증시에서 65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한국 코스피는 5.8% 급락해 마감했고 이 과정에서만 약 2350억 달러가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7.8%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거의 10% 가까이 밀리며 두 종목에서만 약 174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약 3% 밀렸고, 이 낙폭만 36조 7000억 엔, 약 2320억 달러 규모다.

이번 매도세를 촉발한 건 특정 실적 발표라기보다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벌어진 채권금리 급등이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3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으며, 독일 30년물 금리 역시 2011년 이후 처음 보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란과의 외교 협상을 미국이 중단했다는 보도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유가까지 오른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고, 투자자들이 AI 붐 서사에 힘입어 강하게 랠리했던 고평가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던질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650B Wiped From Asian Stocks as Bond Yields Spike, Then SK Hynix Fight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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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자사주 소각으로 응수

매도세가 휩쓸고 간 지 몇 시간 만에 SK하이닉스 이사회는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자사주 40조 원(286억 달러) 규모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는 국내 상장사가 실시한 자사주 소각 중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또 주주환원 목표를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내에서 50% 초과로 상향했으며, AI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을 그 재원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2분기 말 기준 순현금 보유액은 약 69조 원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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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뒤에 깔린 투자자 압박

이번 자사주 매입은 SK하이닉스와 경쟁사 삼성전자가 AI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자본환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한적으로만 내놓아 온 데 따른 압박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반도체주가 이번 지역 매도세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바로 그날 발표됐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자본배분 업데이트라기보다는 주가에 바닥을 만들려는 직접적인 시도로 읽힌다.

채권시장이 기술주 매도를 이끄는 이유

이번 사태는 AI 관련 주식이 개별 기업 뉴스보다 채권시장에 얼마나 민감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일본, 독일에서 동시에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AI 인프라 투자를 더 공격적으로 할인해 반영하고 있고, 밸류에이션이 가장 높았던 반도체 종목들이 이번 재평가의 충격을 가장 크게 흡수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할지는 매입 발표 자체보다는 향후 몇 거래일간 금리가 어디서 안정되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