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3%를 넘어서며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 급증과 장기채 발행 물량 확대, 5년째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결국 주식시장까지 번진 것이다. 개장과 동시에 미국 증시에서는 약 4,200억 달러가 증발했고, 나스닥100은 504포인트(1.7%) 급락하며 3만 선을 지키지 못했다. S&P500도 0.69% 내린 7,691에 마감했다.
유가도 상승 압력을 더했다. 원유는 배럴당 91달러를 웃돌았고, 경유 가격이 원유보다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디젤 크랙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치인 102.20달러까지 치솟았다. 평소 20~40달러 범위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고점마저 뛰어넘은 수치다. CNBC도 장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확인하며, 이번 상승이 미국 재정지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직결돼 있다고 짚었다.
사상 최대 속도로 진행되는 레버리지 청산
이번 급락은 사상 최대 규모의 월간 마진 부채 감소와 맞물려 벌어졌다. 7월 한 달간 미국 투자자들의 증권사 대출(마진 부채)은 850억 달러 줄어들며 총 마진 부채가 1조 4,200억 달러까지 내려갔다. 3월 이후 처음 있는 월간 감소세다. 이와 비교할 만한 사례는 2022년 1월의 800억 달러 감소뿐인데, 당시는 그해 약세장의 서막이었다. 지금과 비슷한 속도로 레버리지가 풀리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울 만한 대목이다.
국채금리와 함께 불어나는 이자 부담
이번 국채금리 움직임은 워싱턴의 재정 상황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자 지급액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경제 전체의 3.3%가 오로지 이자 상환에 쓰이고 있다.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된다면 총 이자비용은 올해 1조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1조 7,000억 달러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여기서 악순환이 발생한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차입 비용도 함께 오르고, 이는 다시 재정적자 압박을 키워 금리를 더 밀어올리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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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로 번진 위험회피 심리
이번 위험회피 심리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급락이 벌어진 24시간 동안 6만 3,000명이 넘는 암호화폐 트레이더가 청산당했다. 암호화폐 레버리지 포지션이 전통 금리시장의 움직임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동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 도지코인은 이미 이번 금리 급등 이전부터 좁은 기술적 박스권에 갇혀 있던 터라, 추가로 밀려든 매크로발 매도 물량을 완충할 여력이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