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이자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헤지펀드 메일스트롬(Maelstrom)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활동해온 아서 헤이즈(Arthur Hayes)가 이번 주 이른바 '에이전틱 경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플롭랩스(Flop Labs)의 CEO 자리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헤이즈는 X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은퇴 생활을 접고 @flop_labs를 이끌기 위해 돌아왔다. $FLOP은 당신의 AI 에이전트를 위한 먹이다. 프리세일도 없고 VC도 없다. 100% 페어런치다. 함께 에이전틱 경제의 화폐를 만들어보자.”

플롭랩스는 플롭 네트워크(Flop Network)를 개발 중이다. 임의의 해시 연산으로 블록체인을 보호하는 대신, 채굴자들이 AI 추론 작업에 실제 연산력을 제공한 대가로 네이티브 토큰 FLOP을 받는 이른바 '증명 가능한 유용한 추론(proof-of-useful-inference)'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젝트가 내세우는 논리는, 자율 AI 에이전트가 사람이 매 거래를 일일이 승인하지 않아도 연산력이나 탈중앙화 메모리 같은 자원에 점점 더 많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게 될 것이며, FLOP이 바로 그 활동의 결제 통화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a very tall building with a big window in the middle of it
Photo by Sho Shimada on Unsplash

체인보다 먼저 나오는 토큰

헤이즈는 이번 출시를 프리세일도 없고 벤처캐피털 배정도 없는 “100% 공정한” 방식으로 규정했다. 대규모 FLOP 에어드롭은 2026년 4분기로 예정돼 있는 반면, 네트워크의 메인넷 제네시스 블록은 2027년 초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즉 토큰이 그것이 구동될 블록체인보다 먼저 존재하고 거래되는 셈이다. 플롭랩스는 지금까지 랜딩페이지와 개요 그래픽, 신청서 양식만 공개했을 뿐, 백서나 공급량 계획, 감사 보고서는 내놓지 않아 에어드롭을 앞두고 토큰 경제 구조 대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런 구조는 기관 투자자 없이 출범한 가장 유명한 AI 특화 네트워크인 비트텐서(TAO, Bittensor)와 비교돼왔으며, 관찰자들은 기반 체인이 확정되기도 전에 에어드롭 일정부터 발표하는 것은 암호화폐 업계 기준으로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팰컨 파이낸스, 엘살바도르서 규제받는 GPU 토큰화 상품 출시

비트멕스 사업 종료와 맞물린 시점

이번 행보는 헤이즈가 2014년 공동창업하고 2020년 10월 CEO 자리에서 물러난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가 9월 23일 거래소 운영을 종료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플롭랩스에서의 역할이 메일스트롬에서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헤이즈 측에 문의했으며, 회사 측은 에어드롭 메커니즘에 관한 추가 세부사항이 뒤따를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더 큰 AI 토큰 물결의 일부

헤이즈의 이번 행보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AI 연산과 에이전트 간 결제를 중심으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하는 더 큰 흐름 속에서 나왔다. 올해 자본을 전통적인 레이어1 서사에서 끌어당긴 바로 그 테마다. 토큰 보유자들에게 몇 달 앞서 에어드롭을 약속해놓고, 2027년 1분기 목표 시점까지 실제로 작동하는 증명 가능한 유용한 추론 체인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페어런치 방식이 실전에서도 통하는지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