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립토를 두고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 산업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디지털자산을 인공지능(AI)과 같은 전략적 경쟁 구도 안에 놓고 바라본 발언이다. 그는 “중국이 크립토를 장악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AI에서 중국이 이기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크립토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최소 7월부터 여러 형태로 반복해온 메시지의 연장선이다. 7월 23일 열린 '납세자 보호 서약(Ratepayer Protection Pledge)' 행사에서 그는 “미국은 AI에서, 그리고 크립토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다른 모든 나라를 크게 앞서고 있다”며 “크립토에서도 계속 앞서 나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보다 일주일 앞선 7월 6일에는 한층 더 직설적으로, 크립토는 AI와 “같은 것”이라며 “우리가 하지 않았다면 중국이 했을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산업”이라고 밝혔다.

Trump Calls Crypto 'a Big Deal,' Warns Against Ceding Ground to China
Image via @BullTheoryio on X

입법 드라이브와 맞물린 발언

트럼프의 '크립토 대 중국' 프레임은 상원이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요구와 늘 함께 등장해왔다. 클래리티법은 토큰 규제 방식에 관한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칙을 마련하려는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이다. 7월 13일에도 그는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신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며,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디지털자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금융 부문에 대해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日 금융청, 암호화폐 거래소에 출금 지연 도입 압박

다만 이 드라이브는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상원 공화당은 클래리티법 표결 없이 8월 휴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법안 처리가 여름 휴회 이후로 미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런 지연은 법안 결과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토큰들, 특히 XRP의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규제 명확성이 늦춰질 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앞서가고, 입법은 제자리

크립토를 국가안보 우선순위로 반복해서 규정해온 트럼프의 발언과, 클래리티법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하는 상원의 무력함 사이의 간극은 올해 워싱턴 크립토 정책 논쟁에서 가장 꾸준히 반복되는 패턴이 됐다. 행정부의 목소리 큰 지지가, 실제로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방식을 바꾸는 데 필요한 입법 일정보다 한참 앞서 나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