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테일 머니마켓펀드(MMF) 자산이 6월 기준 사상 최대인 3조 5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1년 전보다 2020억 달러 늘어난 수치로, The Kobeissi Letter가 공개한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단순히 최근 1년 사이 벌어진 일이 아니다. 리테일 MMF 자산은 2022년 이후 세 배 넘게 불어났고, 지금 규모는 2020년 팬데믹 직후 투자자들이 대거 현금성 자산으로 몰렸던 정점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크다.

이 정도로 오래 이어지는 증가세는 일회성 반응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MMF 수익률은 단기 금리에 밀접하게 연동되는데, 리테일 잔고가 수년째 늘어난 시기는 공교롭게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난 10년 대부분보다 훨씬 매력적인 수준으로 유지해 온 구간과 겹친다.

US Retail Money Market Fund Assets Hit Record $3.05 Trillion
Image via @KobeissiLetter on X

업계 전반에 걸친 흐름

투자회사협회(ICI)의 산업 데이터에 따르면 리테일 MMF 자산은 여름 내내 이 수준에 근접한 채 유지됐고, 기관 자금까지 포함한 전체 MMF 시장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큰 수조 달러대에 이른다. 이만큼의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다른 위험자산으로 흘러가지 않고 현금성 상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자체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위험자산에 미치는 의미

MMF에 쌓인 기록적인 현금은 시장에서 보통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투자자들의 경계심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큰 국면에서 변동성 큰 자산보다 확정 수익을 택하는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대기 자금, 즉 드라이파우더다. 심리가 바뀌고 금리 인하로 현금 수익률의 매력이 떨어지면 이 돈은 언제든 주식이나 채권, 크립토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MMF에서 큰 자금이 빠져나갈 때마다 위험자산이 의미 있게 반등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변동성 거의 없는 현금 수익을 포기하는 투자자라면 그 돈을 어딘가에는 다시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미국 소매판매, 7월 0.6% 급감…1년 만에 최대 낙폭

더디지만 무시할 수 없는 흐름

지금으로선 방향은 한쪽으로만 향해 있다. 기준금리가 고점에서 조금씩 낮아지는 와중에도 MMF로 들어오는 현금은 줄기는커녕 늘고 있다. 하반기에 이 흐름이 의미 있게 꺾일지는 결국 연준이 금리 인하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이어가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다시 확신을 가질 만큼 자신감을 회복하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