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주가가 목요일 거래에서 한때 8.9% 급락했다. 미국 동일점포 매출 성장률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지난 2년간 미국 소매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동일점포 실적을 보여온 월마트로서는 이례적인 부진이다. 월마트의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개장한 지 1년이 넘은 미국 매장의 이번 분기 매출은 2.6% 늘었지만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3.7~3.8% 성장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다른 지표들은 오히려 견조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9% 늘었고 조정영업이익은 28.8% 증가했으며, 주당순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23% 성장했고, 광고 사업 부문인 월마트 커넥트는 비지오(VIZIO)를 제외한 미국 내 매출이 43% 늘었다. 월마트의 성장 축이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 수나 객단가보다 디지털·광고 부문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소비자를 읽는 창
전반적으로 견조한 실적과 동일점포 매출 부진 사이의 괴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 날카로운 질문을 낳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매장을 계속 찾으면서도 방문당 지출은 줄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월마트는 방대한 매장 규모와 식료품·생활용품을 아우르는 상품 구성 덕분에 중저소득층 가계 소비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여겨져 왔다. 그런 만큼 해외 사업이 아닌 미국 내 동일점포 매출의 둔화는 실적 발표의 다른 내용과 무관하게 유독 큰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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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을 넘어선 파장
이번 실적 부진은 미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확대에 나서고, 연방준비제도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과 같은 주에 나왔다. 이런 조합 속에서는 소비 둔화의 작은 신호조차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시장에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월마트처럼 규모와 가격 결정력을 갖춘 기업에서마저 소비자들이 재량 지출을 줄이는 조짐이 보인다면, 이는 통상적인 실적 발표 하나가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빠르게 다른 소비재 관련 종목들로 번지기 마련이다. 나아가 경제가 눈에 띄는 수요 둔화 없이 고금리를 계속 견뎌낼 수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