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윈터뮤트(Wintermute) CEO 예브게니 가예보이가 이 과정에서 마주할 두 가지 구조적 리스크를 짚었다. 8월 11일 팟캐스트 '더 아카이브 팟(The Archive Pod)'과의 인터뷰에서다. 크립토 업계 최대 마켓메이커 중 하나를 이끄는 가예보이는 다른 거래소와의 경쟁이 아니라 규제 준수와 거래 처리량 자체가 하이퍼리퀴드의 가장 큰 장기적 과제라고 말했다.

규제 측면에서 가예보이가 우려하는 지점은, 향후 새 행정부가 더 엄격한 규정을 도입할 경우 하이퍼리퀴드가 KYC(고객확인) 요건을 도입하거나 제재 대상 지역의 접근을 차단해야 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중앙화 거래소와 차별화되는 무허가형 설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하이퍼리퀴드가 KYC를 도입하게 된다면 그냥 또 다른 거래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Wintermute CEO Flags Two Risks for Hyperliquid's US P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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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CME급 거래량을 감당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리스크는 좀 더 기술적인 문제다. 가예보이는 블록체인 인프라가 CME나 나스닥 같은 기존 대형 금융거래소 수준의 거래 처리량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처리량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최선의 도구라고는 대체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격차를 좁히려면 결국 하이퍼리퀴드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앙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이걸 해낼 유일한 방법은 점점 더 중앙화되는 것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탈중앙화된 실행과 결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뼈아픈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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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언은 하이퍼리퀴드가 미국 내 규제 승인을 받은 시장 접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지난 2월 HYPE 토큰 2900만 달러 규모의 후원을 받아 출범한 워싱턴 소재 정책 단체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는 정책 입안자들과 직접 접촉해왔다. 창립자 겸 CEO 제이크 체르빈스키는 미국 내 규제 대상 기업들이 하이퍼리퀴드의 퍼페추얼 선물을 미국 이용자에게 제공하면서도 거래 실행과 결제는 계속 온체인에서 이뤄지도록 허용하는 기존 규정 해석을 밀어붙이고 있다. 거래소 규제 준수를 둘러싼 마찰은 올해 크립토 시장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주제로, 약 1700개 크립토 플랫폼이 역내에서 철수한 유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판돈: 커지는 RWA·주식 퍼페추얼 사업

규제 이슈가 더 중요한 이유는 하이퍼리퀴드의 실제 성장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프로토콜의 2분기 거래량 중 약 32%가 크립토 네이티브 퍼페추얼이 아닌 주식과 실물자산(RWA) 관련 거래였고, 토큰화된 RWA 시장은 플랫폼 내 다른 모든 크립토 자산군의 거래량을 합친 것보다 커졌다는 보도도 나온다. 거버넌스 토큰인 HYPE는 8월 중순 기준 54~57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6월 사상 최고치보다 약 25% 낮은 수준이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기초 자산인 주식·RWA 거래 사업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만약 미국 규제당국이 결국 하이퍼리퀴드에 전통적이고 규제를 준수하는 거래소에 가까운 모습을 요구하게 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부분이 바로 이 사업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