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내년 이르면 글로벌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은 비료 공급 충격인데, 은행 측은 석유처럼 이를 완충할 전략 비축분이 비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트레이딩·리서치 계정 불 테오리(Bull Theory)는 JP모건의 최신 지속가능성 리서치를 인용해 "석유와 달리 비료에는 전략 비축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고는 JP모건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노라 센티바니(Nora Szentivanyi)가 주도한 보고서 '식량 안보는 국가 안보다: 겹쳐지는 폭풍(Food Security Is National Security: A Compounding Storm)'에서 나왔다. 보고서는 위험 요인을 '5W', 즉 전쟁(War)·날씨(Weather)·창고(Warehousing)·물(Water)·낭비(Waste)라는 틀로 정리하면서, 특히 질소 기반 요소(urea) 비료를 이 사슬에서 가장 즉각적인 취약점으로 지목했다.

JPMorgan Warns of Global Food Crisis in 2027 on Fertilizer Shortage
Image via @BullTheoryio on X

호르무즈 해협이 장바구니 물가와 무슨 상관일까

JP모건 자체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요소 공급의 36% 이상이 페르시아만에서 선적되는데,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혼란이 이미 이 무역로를 제약하기 시작했다. 질소 비료는 옥수수·밀·쌀 3대 주요 작물의 전 세계 수요 중 각각 20%, 18%, 16%를 차지해 전체로는 절반가량을 책임지며, 통상 옥수수 생산비의 21%, 밀 생산비의 19%를 차지한다. 시점 리스크는 공급 리스크를 더 키운다. 요소는 파종 시기에 맞춰 투입해야 하는 자재라, 9월 파종 기간에 일시적으로만 부족해도 나중에 가서 보충할 수 없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미국인 8%만 소득이 물가 상승 앞지를 것이라 기대

JP모건은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이 2026년 상반기 2.8%에서 2027년 상반기에는 약 5%까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비료난과, 2026년 겨울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엘니뇨'가 열대 지역 작황을 위협하는 두 가지 요인이 겹친 결과다. 은행은 브라질, 인도, 중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페르시아만 비료 공급 차질에 가장 크게 노출된 주요 수입국으로 꼽았으며, 특히 인도는 과거 공급 위기 때마다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해온 전례가 있다는 점을 별도로 짚었다.

기댈 전략 비축분이 없다

JP모건이 이번 충격이 금방 지나가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보는 핵심 근거는 미국의 전략비축유(SPR)에 해당하는 비료 비축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은행은 암모니아의 불안정성과 장기 저장의 물류상 어려움 때문에 석유처럼 대규모로 질소 비료를 비축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즉 일단 공급이 끊기면 생산능력이 회복될 때까지 가격을 완충해 줄 수단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JP모건은 비료 생산능력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 1~4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하며, 합성 질소 생산이 천연가스 원료에 의존하는 만큼 가스 시설 복구(유정 손상 포함)에는 3~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안 그래도 높아진 국채 금리와 둔화하는 소비 지출로 씨름하고 있는 시장 입장에서, 식량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상승은 이미 팽팽해진 거시경제 그림에 또 하나의 변수를 더하는 셈이다. JP모건 자체 전망대로라면 이 압력은 금방 해소되기보다는 2027년까지 계속 쌓여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