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난 8월 14일 금요일, 월드리버티트러스트(World Liberty Trust Co.)에 국법 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인가를 위한 예비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트럼프 일가와 연계된 이 벤처가 1월에 인가를 신청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최종 승인을 받으려면 회사는 영업을 개시하기 전에 추가로 요구되는 일련의 사전 요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이번 인가를 받으면 월드리버티트러스트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인 USD1을 전국 기관 고객에게 직접 발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역할은 비트고 뱅크 앤드 트러스트(BitGo Bank & Trust, National Association)가 독점적으로 맡고 있다. 이 법인은 주로 USD1 보유자와 다른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수탁자 자격의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OCC는 승인 결정에 대해 "신청서와 은행 측 대표자들이 제시한 진술과 약속을 포함해 OCC가 확보한 모든 정보를 철저히 평가한 결과 승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월드리버티트러스트는 연방예금보험 가입 예금기관이 되거나, 연준 마스터계좌 접근권을 요청하거나, 은행지주회사법(Bank Holding Company Act)상의 '은행'으로 분류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완전한 상업은행 인가보다는 좁은 범위의 구조지만,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연방 정부의 직접 감독 아래 두는 효과는 그대로 유지한다.
신규 인가 경쟁에 뛰어든 대열
월드리버티는 2026년 들어 같은 길을 걸어온 크립토·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의 빠르게 늘어나는 명단에 합류하게 됐다. OCC는 2025년 12월 한 차례에 서클(Circle)의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Ripple National Trust Bank), 그리고 비트고·피델리티 디지털 애셋·팍소스 트러스트 컴퍼니의 전환 신청 등 5건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 중 비트고·피델리티·팍소스 세 곳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2월에는 프로테고(Protego), 스트라이프 산하 브리지(Bridge), 크립토닷컴 법인이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서클의 내셔널뱅크는 7월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월드리버티가 OCC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커스터디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범위를 포함한 사업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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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정치적 반발
이번 승인이 마찰 없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일가와 이 벤처의 관계, 그리고 그가 지적한 이해상충 방지 장치의 미비를 이유로 월드리버티의 신청에 반대해왔다. OCC 조너선 굴드 청장은 정치적 고려 없이 신청서의 본안만을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주(州) 단위 신탁 인가가 제각각 흩어져 있는 방식 대신 폭넓은 범위의 크립토·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을 하나의 연방 감독 체계 아래로 끌어들이려는 OCC의 올해 전반적인 기조와 일치하는 입장이다.
월드리버티가 남은 사전 요건들을 모두 충족하면, USD1 발행 권한은 비트고의 독점 영역에서 트럼프 일가와 연계된 벤처를 위해 특별히 인가받은 은행으로 넘어가게 된다. 규제 감시자들은 이런 구조적 변화가 인가가 확정된 이후에도 계속 감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 승인은 워싱턴 곳곳에서 다른 크립토 관련 규제 사안들이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가운데 나왔다. 예컨대 SEC는 크립토 공모규정 관련 예정 회의를 새 일정도 잡지 않은 채 취소한 상태로, OCC 같은 은행 규제 당국이 증권 규제 당국보다 디지털 자산 정책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