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약 17조원의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이 리플 페이먼츠를 도입했다.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며칠씩 걸리던 스위프트 송금을 초 단위에서 분 단위로 끝나는 국경 간 결제로 바꾸고, 은행 영업시간과 무관하게 상시 운영되는 체계를 갖췄다. 리플이 직접 공개한 파트너십 발표는 이번 계약이 수출입 기업, IT 스타트업,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 등 법인 고객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여러 중개은행을 거치는 전통적인 스위프트 방식 아래서 늘 지연과 비용을 떠안아온 이들이다.

이번 전환의 핵심은 단순하다. 스위프트 송금은 보통 여러 코레스은행을 거치며 그때마다 시간과 수수료가 더해지는 구조다. 반면 리플 페이먼츠는 직접 결제되기 때문에 며칠 걸리던 과정이 실시간에 가깝게 줄어들고, 24시간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특정 국가의 은행 영업일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 수출업체나 온라인 비즈니스에는 의미 있는 변화다.

$17B Jeonbuk Bank Taps Ripple to Replace SWIFT for Cross-Border Payments
Image via @coinbureau on X

리플의 올해 세 번째 한국 진출

전북은행이 올해 리플의 첫 한국 시장 진출은 아니다. 교보생명, 케이뱅크에 이은 세 번째다. 보험, 디지털뱅킹에 이어 이번엔 지방 소매은행까지, 하나의 대형 고객사를 좇기보다는 한국 금융권의 여러 층위를 차례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전북은행이 XRP로 직접 결제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나 다른 자산이 실제 결제를 담당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 계약에서 XRP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XRP 부진 속에 나온 발표

공교롭게도 이 계약은 XRP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바로 그 주에 발표됐다. 리플 결제망의 기업 도입이 토큰 가격과 반드시 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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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괴리는 암호화폐 인프라 업계에서 낯설지 않은 패턴이다. 기관 계약은 몇 달에 걸쳐 협상되기 때문에 발표 당일 토큰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제 물량이 늘어나면 네트워크가 그 수혜를 입더라도 말이다.

전북은행의 법인 고객 입장에서 더 당장 와닿는 변화는 투기적인 부분이 아니라 실무적인 부분이다. 예전엔 며칠씩 걸리던 해외송금이 이제 거래 상대방의 다음 영업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