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입수한 법 집행 문서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신분증과 암호화폐 거래 기록을 러시아 수사당국에 제공했고, 이 자료는 이후 우크라이나 관련 단체에 기부한 러시아 IT 전문가를 기소하는 근거로 쓰였다. 해당 기록에는 이용자의 자택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 여권 정보, 불가리아 거주 허가증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유리 벨렌키라는 이용자가 크렘린 비판으로 망명 중인 아르카디 밥첸코의 호소에 따라 2023년 1월부터 2024년 3월 사이 700달러가 넘는 암호화폐를 우크라이나 관련 단체에 보냈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이 자금이 우크라이나군과, 모스크바는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지만 서방 대부분은 그렇게 보지 않는 아조우 여단 관련 단체로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벨렌키는 현재 구금된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Binance Gave Russia User Data Later Used to Charge a Ukraine Do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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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가 밝힌 '러시아 철수'와 어긋나는 정황

이번 사실은 바이낸스가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미묘하게 충돌한다. 바이낸스는 2023년 서방의 제재 압박이 거세지자 러시아 사업부를 매각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철수 선언 이후에도 러시아 법 집행기관의 이용자 정보 요청이 실제로 이행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그 '분리'가 실제로 어디까지 이뤄진 것인지, 그리고 바이낸스가 러시아 당국의 요청에 여전히 어떤 의무를 지고 있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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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측 해명은 "적법한 절차"

바이낸스는 전 세계 법 집행기관의 적법한 정보 요청에는 관련 개인정보보호법과 법규, 규제 요건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요청에 응했다가 논란이 될 만한 결과로 이어졌을 때 대형 거래소 대부분이 내놓는 전형적인 해명이다. 바이낸스의 논리는 결국 그 요청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으며, 사건의 정치적 민감성이나 요청국이 혐의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컴플라이언스 협조와는 다른 이유

이번 사건이 통상적인 자금세탁방지 협조와 결이 다른 지점은 정치적 성격에 있다. 조사 대상이 된 거래는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보낸 기부금이었고, '테러 자금 지원'이라는 프레임 자체도 서방 대부분이 받아들이지 않는 러시아식 아조우 여단 규정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크립토 업계는 거래소가 민감한 이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고 수년간 항변해왔는데, 그 정보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이용자를 기소하는 데 쓰인 정황이 드러난 이번 사건은 거래소들이 어떤 기준으로 각국 정부의 정보 요청에 응할지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