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지난 한 주간 3억 9천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여름 랠리가 힘을 잃은 이후 기관 수요가 가장 가파르게 꺾인 국면 중 하나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의 자금 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피델리티의 FBTC가 1억 5,310만 달러 순유출로 이탈을 주도했고, 블랙록의 IBIT가 1억 2,910만 달러, 모건스탠리의 MSBT가 71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자금 이탈은 비트코인이 6만 4천 달러를 살짝 웃돌던 수준에서 6만 3,256.11달러까지 밀린 시점과 맞물렸다. 이달 들어 여러 차례 뚫지 못한 6만 5천 달러 저항선 아래에 여전히 갇혀 있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펀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블랙록의 ETHA 한 곳에서만 1,639만 달러가 빠졌는데,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H 상품으로 1,510만 달러가 유입되며 손실 일부를 메운 덕에 전체 순유출은 226만 달러에 그쳤다.

New york stock exchange building with american flags
Photo by David Vives on Unsplash

비트코인은 정체, 알트코인은 선방

ETF 시장 전체가 후퇴한 건 아니다. 솔라나 펀드는 이번 주 추적된 상품 중 가장 강한 1,026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고, XRP와 HYPE 연계 펀드도 각각 225만 달러, 274만 달러가 들어왔다. 알트코인 중 예외는 도지코인 ETF로, 56만 4,840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런 엇갈림은 일부 배분자들이 크립토 자체를 떠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 비중을 줄이고 변동성이 큰 토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솔라나 현물가는 횡보하는데도 선물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비슷한 흐름이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XRP 1달러로 밀려도 선물시장은 롱 베팅 확대

이번 조정은 진공 상태에서 벌어진 게 아니다. 7월 고용지표 부진 이후 잠시 크립토를 떠받쳤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트레이더들이 연내 추가 완화 가능성을 다시 낮춰 잡으면서 빠르게 식었다. 이런 재조정은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줬고, 그중에서도 이제 많은 기관에 있어 BTC 노출의 한계 매수자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는 비트코인 ETF가 금리 전망 변화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

잭슨홀 앞두고 위축되는 투자심리

전체 크립토 시가총액이 2조 2,650억 달러 근방을 유지하고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6.26%에 이르는 와중에도, 코인마켓캡의 공포·탐욕 지수는 31까지 내려가 ‘공포’ 구간에 확실히 들어섰다. 이제 트레이더들의 시선은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금융 혁신과 결제·정책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열리는 연준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쏠리고 있다. ETF 자금 흐름의 방향을 다시 정할 다음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기관 투자자가 발을 빼는 건 아니다. 폴 튜더 존스의 튜더 인베스트먼트는 2분기에 IBIT 보유량을 19% 늘려 68만 8,529주, 약 2,300만 달러어치 포지션을 구축했다. 동시에 해당 펀드에 대한 강세 콜옵션 노출은 85% 줄였는데, 장기 보유에는 확신을 두면서도 단기 변동성에는 경계를 놓지 않는 헤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