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3억 9천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달 초까지 이어지던 자금 유입 흐름이 뚜렷하게 꺾인 셈이다. 피델리티의 FBTC가 유출을 주도해 홀로 1억 5,300만 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는 그 주 전체 유출액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반면 현물 이더리움 ETF는 같은 기간 226만 달러 유출에 그치며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격차는 그 자체로 눈에 띈다. 두 상품 카테고리가 출시된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의 자금 흐름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펀드가 이더리움 펀드보다 거의 175배 많은 자금을 잃은 한 주라면, 투자자들이 두 자산을 예전보다 훨씬 더 구분해서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크립토 ETF 익스포저를 하나의 단일 트레이드로 묶어서 다루던 흐름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다.
더 큰 흐름 속 냉각 신호
이번 주의 유출은 이미 쌓여가던 흐름의 연장선이다. 일별 자금 흐름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ETF는 8월 초 5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약 8억 5,350만 달러 규모의 유입 행진을 끊고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8월 10일 하루에만 약 1억 4,46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8월 14일까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사흘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고, 이날 하루의 유출 규모만 약 5,760만 달러에 달했다.
피델리티발 매도, 무엇이 원인인가
FBTC가 유독 큰 비중을 차지한 배경은 특정 펀드만의 문제라기보다 기관 수요 전반의 둔화와 맞물려 있다. 블랙록의 IBIT 역시 같은 기간 순유출을 기록한 날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자산 기준 최대 비트코인 ETF 자리는 지키고 있다. 이런 흐름은 비트코인이 직전 고점 부근을 좀처럼 재탈환하지 못하는 상황과 맞물려 나타났다. 블룸버그의 마이크 맥글론 전략가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해 온 핵심 동력, 즉 ETF 발 수요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는 근거로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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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데이터와 엇갈리는 리테일 흐름
기관 자금의 후퇴는 리테일 쪽 크립토 ETF 채택 흐름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젊은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매보다 장기 보유형 ETF 익스포저를 꾸준히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런 리테일 수요가 앞으로 몇 주간 이어질 추가적인 기관 매도세를 상쇄할 수 있을지가, 이번 유출 행진이 일시적인 조정으로 끝날지 아니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사이 자금 흐름의 더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