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고코리아가 한국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받았다. 기존 라이선스 보유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신고 절차를 완료한 외국계 암호화폐 기업의 국내 법인으로는 처음이다. 한국의 강화된 VASP 진입 요건이 시행되기 불과 이틀 전에 신고가 수리되면서, 비트고는 기관 및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커스터디, 관리, 이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지점이 눈에 띄는 이유는 다른 외국계 사업자들의 한국 진출 방식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나 OKX 등은 이미 VASP 신고를 마친 국내 사업자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제휴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처음부터 라이선스를 딴 법인을 세우는 대신, 외국계 암호화폐 기업이 한국에서 흔히 마주치는 규제 장벽을 우회하는 길을 택한 셈이다. 비트고 측은 인수한 국내 플랫폼에 맞춰 시스템을 손보는 대신, 자사의 글로벌 커스터디 기술과 시스템을 그대로 한국 시장에 들여오기 위해 직접 신고 방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권 거물들의 뒷받침
비트고코리아는 단순한 외국계 지사가 아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지분 25%, SK텔레콤이 10%를 보유하고 있어, 외국계 기업에게는 유독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라이선스 절차를 이 두 대형 파트너의 존재가 상당 부분 수월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파트너는 앞으로 신고 수리가 겨냥하는 기관 고객들에게 유통망과 신뢰도까지 함께 안겨준다.
규제 마감시한에 맞춘 타이밍
이번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규정을 계속 강화해왔고, 비트고코리아의 신고 수리는 더 엄격한 신규 진입 요건이 시행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더 높아진 기준을 넘기 전에, 기존 체제 아래서 라이선스를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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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규제 마감시한을 노린 포지셔닝은 국제 암호화폐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됐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활발한 리테일 암호화폐 시장이면서 동시에 가장 촘촘한 감독을 받는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관 및 법인 고객 입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는, 글로벌 암호화폐 인프라 제공업체와 두 대형 국내 금융사가 함께 뒷받침하는 라이선스 커스터디 옵션이 생겼다는 점이다. 인수한 라이선스에만 의존하는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잡기 힘든 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