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35억 달러 규모의 숏 스퀴즈가 레버리지 포지션들을 휩쓸면서, 크립토 시장 전체 가치가 24시간 만에 약 2,800억 달러 불어났다. 19만 명 넘는 트레이더가 청산됐는데 그 대다수가 숏 포지션 보유자였다. 비트코인은 몇 주간 발목을 잡혔던 6만 5천 달러 저항선을 뚜렷하게 뚫고 올라 한때 7만 5,311.32달러까지 거래되며 하루 만에 8.5% 상승했다.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은 2조 6,330억 달러까지 올랐고, 1만 8,609개 활성 토큰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67%를 유지했다.
이번 스퀴즈는 일부 집계 기준으로 역대 7번째로 큰 청산 이벤트에 오를 만큼 규모가 컸고, 투자 심리도 그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하루 만에 46에서 72로 뛰어오르며 중립권에서 탐욕에 가까운 구간으로 넘어갔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워싱턴발이었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를 대상으로 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건당 한도를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끌어올린 조치다. 이 발표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인 5.337%까지 치솟고, 달러 인덱스는 3개월 최저치로 가라앉은 시점에 나왔다. 이런 조합이 투자자들을 비트코인을 포함한 실물자산 쪽으로 밀어붙인 셈이다.
역대 기록과 비교하면
별도 집계를 보면 이번 주 숏 청산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8월 19~20일 이틀 동안에만 크립토 시장 전체 숏 청산액이 31억 달러에 달했다고 하며, 그중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에서만 단일 세션 기준 약 11억 달러의 숏 청산이 발생했다. BTC 하나만 놓고 봐도 하루 청산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기록상 처음이다. 이는 2021년 5월에 세워진 7억 5,700만 달러, 2025년 11월의 6억 9,400만 달러라는 기존 숏 청산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2025년 10월 10일 폭락 당시 청산된 24억 7천만 달러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청산 총액은 집계 기관과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 정확한 순위는 출처마다 다르게 나오지만, 방향성만큼은 뚜렷하다. 이번이 크립토 시장 역사상 손꼽히는 대규모 숏 청산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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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훈풍까지 가세
이번 랠리는 8월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크립토 업계 경영진과 규제 당국 간 회동 직후에 나왔다. 이 자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공정한 버전'의 클래리티법(CLARITY Act) 통과를 촉구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해당 법안이 “강력한 초당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한다면 이르면 10월부터 강세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단기 향방을 워싱턴의 입법 일정과 직접 연결 지은 셈이다.
재무부발 매크로 변화에 걸려 숏 포지션을 잔뜩 쌓아뒀던 트레이더들이 반대편에 서게 된 이번 급락은,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는 과밀한 포지셔닝이 단기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올해 내내 반복돼 온 패턴과 맞닿아 있다. 매크로 전략가 린 앨든은 이런 식으로 '단타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이 결국 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매수세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번 주처럼 격렬한 스퀴즈가 나타나는 것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이번 랠리가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된 뒤에도 이어질지, 아니면 힘을 잃을지는 시장이 다음 재무부 조치와 워싱턴의 크립토 입법 진척 상황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