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장년층의 소비심리가 수년 내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컨퍼런스보드가 새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X세대의 소비자신뢰지수 6개월 이동평균은 약 78포인트까지 내려앉으며 최소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부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6개월 평균이 약 80포인트로 밀리며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X세대의 하락세는 눈에 띄는 반전이다. 소득과 자가 보유율이 정점에 이른 이 세대는 그동안 더 젊고 기반이 덜 다져진 세대에 비해 안정적인 심리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젊은 세대보다 뒤처진 중장년층
해당 지수를 산출하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조사는 올해 들어 세대 간 격차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심리는 비교적 잘 버티는 반면, 사일런트 세대와 베이비부머, 그리고 이제 X세대까지 신뢰도가 가장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이는 과거 패턴과는 정반대다. 자산이 더 많이 쌓인 고소득 중장년층 가구는 저축과 커리어를 아직 쌓아가는 중인 젊은 세대보다 경기 불확실성을 더 안정적으로 견뎌내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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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짓누르는 요인들
이런 흐름을 다룬 보도들은 X세대와 베이비부머 가구가 다른 세대보다 더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복합적인 압박 요인을 짚는다. 근속연수가 긴 근로자를 향한 채용시장 위축, 시장 변동성 속 은퇴자금에 대한 불안, 그리고 나이 든 부모를 돌보는 동시에 성인 자녀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대표적이다. 이는 젊은 소비자층의 심리를 짓누르는 물가 부담과는 결이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결국 두 그룹 모두 신뢰도 하락이라는 같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업률 같은 헤드라인 경제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와중에도 올해 소비심리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는 계속 쌓이고 있다. 두 중장년 세대 그룹이 동시에 다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인구 대비 소비 비중이 유난히 큰 이들 계층의 지출 여력이 흔들릴 경우 소비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에 유독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이 이 지표를 주목하는 이유
소비자신뢰지수는 고용지표나 물가지표처럼 즉각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아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하락세는 통상 몇 달 뒤 재량적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온 전례가 있다. 두 주요 중장년 세대 그룹이 동시에 다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그동안 여러 차례 경기침체 우려를 비껴가며 버텨온 미국 소비자의 회복탄력성이 마침내 가장자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를 두고 벌어지는 경제학자들의 논쟁에 또 하나의 근거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