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가 스페이스X 지분 22억 달러를 새로 공시했다.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 중 하나가 일론 머스크의 로켓 회사에 상장 훨씬 이전부터 얼마나 깊숙이 베팅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에 공개된 최신 분기 공시에 따르면 하버드 기금은 1293만5100주를 보유 중이며, 6월 30일 기준 평가액은 약 22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지분 하나만으로 하버드 기금이 이번 공시에서 밝힌 미국 주식 보유액 약 43억 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다른 모든 보유 종목을 합친 것보다도 크다. 두 번째로 큰 보유 종목인 대만반도체(TSMC) 지분은 약 3억5000만 달러 규모로, 스페이스X 베팅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Harvard's Endowment Discloses $2.2B SpaceX Stake After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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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베팅이 결실을 맺다

하버드의 이 지분은 10여 년 전,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지금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인 약 120억 달러에 불과했을 때 이뤄진 벤처 투자에서 출발했다. 이 이른 확신은 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11일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면서 상장 주식으로 전환되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당시 인수단이 초과배정옵션을 전량 행사하기 전 클래스A 주식 5억5555만5555주가 매각됐고, 이후 총 공모 규모는 6억3888만8888주까지 늘어났다. 거래는 6월 12일 나스닥에서 티커 SPCX로 시작됐으며, 역대 최대 규모 IPO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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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투자를 택한 기금 운용 전략

하버드의 이번 공시는 초기 스페이스X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더 큰 패턴과 일치한다. 회사가 비상장이던 시절 투자한 펀드들은 지분이 커져도 줄이기보다 대체로 그대로 끌고 가는 쪽을 택했다. 글로벌 궤도 발사 능력의 대부분을 장악한 기업이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데 베팅한 셈이다. 이런 확신은 하버드만의 것이 아니다. 벤처 투자사 스라이브캐피탈 역시 최근 공시에서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의 거의 85%를 스페이스X 한 종목에 걸어둔 것으로 나타나, 하버드보다도 더 집중된 베팅을 보여줬다.

이번 IPO는 하버드식 비상장 배분에 접근할 수 없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노출을 얻는 방식도 바꿔놓았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여러 크립토 거래소가 앞다퉈 토큰화 스페이스X 상품을 내놨고, 개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보유할 방법이 없던 주식에 합성 익스포저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경쟁은 토큰화 주식이 실제 상장 이후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눈에 띄는 시험대 중 하나가 됐다.

기관의 크립토 인접 베팅에 주는 시사점

하버드의 이번 공시는 전통 기금들이 인덱스형 바스켓으로 분산 투자하기보다 집중된 고확신 비상장·상장 전환 베팅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에 유의미한 근거를 더한다. 유동성이 전혀 없던 상태로 10년 넘게 지분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일부 기관이 상장 이벤트가 마침내 찾아왔을 때 얻을 큰 수익을 위해 수년간 자본을 비유동 베팅에 묶어두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프리-IPO 크립토와 토큰화 투자에 대한 기관의 관심을 갈수록 키우고 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