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가 2026년 상반기에 총 4억 1,930만 달러의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 2천만 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일평균 활성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플랫폼 토큰은 8월 한 달에만 거의 50% 올랐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하이퍼리퀴드는 탈중앙 파생상품 시장에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한층 더 벌렸다. 현재 온체인 퍼페추얼 선물 거래량의 약 44%가 이 플랫폼에서 체결되고 있으며, 트레이딩 플랫폼 전체를 통틀어도 약 43%의 수수료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다음으로 큰 온체인 거래소들과는 이미 상당한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다만 이 헤드라인 수치 뒤에는 조금 더 복잡한 사정이 숨어 있다. 하이퍼리퀴드가 실제로 가져가는 몫인 핵심 프로토콜 수익은 같은 기간 총수수료가 늘었음에도 오히려 3억 1,750만 달러에서 3억 530만 달러로 줄었다. 이 간극을 만든 주범은 HIP-3, 즉 하이퍼리퀴드 개선 제안(Hyperliquid Improvement Proposal) 3번이다. 외부 사업자들이 하이퍼리퀴드의 인프라 위에 자체 마켓을 개설하고, 그 마켓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의 절반을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한 프레임워크다.
HIP-3, 파이를 재분배하다
결과적으로 하이퍼리퀴드 생태계 전체는 정작 자기 몫보다 더 빠르게 커지고 있는 셈이다. 서드파티 운영사들이 하이퍼리퀴드 기반 레이어 위에 원자재·주식 마켓을 속속 만들고 있고, 이는 프로토콜의 직접 수익 일부를 내주는 대신 그 위에서 굴러가는 상품군을 더 넓고 다양하게 가져가는 구조적 전환이다. 전체 파이가 커진다면 개별 조각이 줄어드는 것쯤은 감수할 만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비트코인·이더리움·하이퍼리퀴드, 재무부發 훈풍에 과매수 구간 진입
더 큰 시장 흐름을 타다
하이퍼리퀴드의 8월 급등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재무부發 랠리를 타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하이퍼리퀴드가 이달 나란히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는데, 이는 하이퍼리퀴드의 평소 성장세에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라는 추가 순풍까지 얹어준 모양새다.
현재의 랠리가 잦아든 뒤에도 하이퍼리퀴드가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그리고 HIP-3가 인프라의 더 많은 부분을 서드파티 운영사들에게 넘기는 흐름 속에서 이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