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를 겨냥한 약세 포지션을 다시 키웠다. 행사가가 100달러대 초중반에 걸쳐 있는 2027년 3월 만기 신규 풋옵션을 사들인 것이다. 이번 매수는 버리가 107달러 부근에서 앞선 숏 포지션을 일부 청산한 이후 나왔으며, AI 트레이딩 붐의 중심에 서 있는 종목을 겨냥한 월가에서 가장 공격적인 역발상 베팅 중 하나를 다시 굳히는 행보다.
버리의 목표가는 단호하다. 그는 팔란티어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본질가치는 1달러 미만”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는 그 자신의 계산으로 매출 대비 약 69배에 거래되는 현재 주가와는 거의 접점이 없는 수치다.
팔란티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근거
버리는 자신의 리서치 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에서 회사의 실제 비용 구조를 가린다고 그가 주장하는 두 가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짚었다. 첫째, 팔란티어는 지난 1년간 직원들에게 3,130만 주, 약 50억 달러어치를 발행했는데, 이는 회사가 보고한 주식보상비용의 약 6배에 달한다. 버리는 이를 자신이 추적하는 66개 기업 중 가장 큰 회계상 괴리라고 지적했다. 둘째, 그는 팔란티어의 재무제표 밖에 있는, 취소 불가능한 인프라 구매 약정이 지난 1년간 세 배 넘게 불어났다고 짚었다. 회사의 AI 플랫폼 성장 이면에 깔린 자본 집약도를 이 수치가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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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스퀴즈를 거스르는 베팅
이번 재베팅은 공매도 세력에게 그리 편치 않은 시점에 나왔다. 팔란티어 주가는 상업 부문과 정부 고객 양쪽에서 AI 플랫폼(AIP) 수요에 힘입은 견조한 분기 실적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관련 밸류에이션이 시장 전반에서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공매도 세력을 광범위하게 압박해온 랠리다. 버리가 포지션을 접는 대신 오히려 키우기로 한 것은, 그가 지금의 강세를 펀더멘털 스토리가 아니라 밸류에이션 버블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이 베팅은 주가가 옵션의 현재 행사가 구간을 뚫고 계속 오르면서 지금까지는 그에게 장부상 손실을 안기고 있다.
팔란티어는 버리의 최근 리포트에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2027년 3월 만기는 이 거래가 결론 나기까지 1년 넘는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버리의 회계 우려가 결국 주가를 따라잡을지, 아니면 AI발 기업 수요가 그보다 계속 앞서 달아날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