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MEV 봇 중 하나인 Jaredfromsubway.eth와 연결된 지갑들이 나흘 전 ETH 2,063개를 개당 1,912달러, 약 394만 달러에 매수했다가 오늘 ETH 2,167개를 개당 1,872달러, 약 405만 달러에 매도했다. 온체인 추적 업체 Lookonchain에 따르면 비싸게 사서 싸게 판 셈이다.

이 봇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결과다. Jaredfromsubway.eth는 이더리움의 대기 중인 트랜잭션을 스캔해 그 앞뒤로 자신의 거래를 끼워 넣어 가격 변동분을 가로채는 샌드위치 봇이다. 관련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이더리움에서 추적된 샌드위치 공격의 약 70%가 이 봇의 소행으로 지목됐고, 이를 통해 다른 트레이더들로부터 연간 약 6,000만 달러를 뽑아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에는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의 스왑조차 샌드위치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Notorious MEV Bot Jaredfromsubway Buys High, Sells Low on ETH Again
Image via @lookonchain on X

아직 회복 중인 자체 해킹 피해

이번 거래는 이 봇이 훨씬 더 큰 피해를 본 지 약 7주 만에 나왔다. 지난 6월 보안업체 Blockaid는 한 공격자가 가짜 토큰 컨트랙트와 조작된 유동성 풀로 이뤄진 '카운터 MEV 허니팟'을 만들어 이 봇을 속인 정황을 상세히 밝혔다. 겉보기엔 수익성 있는 기회처럼 꾸며진 이 함정에 봇이 토큰 승인(approval)을 내주면서, 이후 공격자는 단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WETH·USDC·USDT 합쳐 약 750만 달러를 봇에서 쓸어갔다. 자세한 내용은 Blockaid의 사건 분석 글에 정리돼 있다.

포식자이자 동시에 먹잇감

이번 주의 고점매수·저점매도 패턴이 해킹 이후 트레저리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일상적인 변동성 매매였는지는 온체인 데이터만으로는 확실치 않다. 다만 다른 트레이더의 타이밍 실수를 이용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시스템이 정작 자신의 방향성 베팅에서는 손실을 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EV 추출과 수익성 있는 트레이딩은 엄연히 다른 능력이며, 하나를 잘한다고 다른 하나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걸 새삼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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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V 봇 리스크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패턴은 지난 6월 해킹 이후 보안 연구자들이 지적했던 더 폭넓은 문제도 다시 일깨운다. 검증되지 않은 컨트랙트에 상시 토큰 승인을 내주는 자동화 시스템의 위험은 MEV 봇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슷한 자동화 전략을 온체인에서 운용하는 마켓메이커나 트레이딩 회사들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