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워싱턴 측이 제시한 조건에 비공개로는 이미 동의했지만,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들은 우리가 요구한 모든 것에 동의했지만, 공개적으로는 말하려 하지 않는다. 자국민이 두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자리에서는 이란 협상단이 미국의 요구에 굴복한 것처럼 비칠 경우 "자기 편에게 죽임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별도로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협상이 현재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에 대한 트럼프의 설명과 맞아떨어지는 외부발 신호인 셈이다. 다만 양측 중 어느 쪽도 최종 합의를 확인하는 공식 문서는 아직 내놓지 않았다.
불안정한 6월 합의 틀 위에서
이번 교착 상태는 지난 6월 양측이 도달한 예비 양해각서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악관은 당시 이 합의가 실제 교전을 종료시키고,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재개하며, 이란이 핵 야망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틀은 그 이후로 계속 흔들려왔다. 의회는 대통령이 표결 없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두 차례나 통과시켰고, 트럼프는 미군의 탄약 재고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자신의 협상력이 훼손됐다고 사적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이란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쥐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든 돌파구를 찾든 그 여파는 곧바로 에너지 가격에 반영되곤 한다. 최근 몇 주간 해협을 둔 배상 공방만으로도 이미 유가가 급등한 전례가 있는 만큼, 트레이더들은 이번 트럼프의 발언 역시 이 압력이 완화될지 더 커질지를 가늠할 또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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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없는 합의
트럼프의 설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실체와 겉모습 사이의 간극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실질적으로는 존재하는 합의를, 테헤란은 국내 정치적 이유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양측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무언가로 이 간극이 메워지기 전까지는, 협상단들이 아무리 가까워졌다고 말하더라도 시장은 상황을 미해결로 취급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