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단기 차입 의존도가 팬데믹 당시 수준으로 다시 올라서고 있다. 만기 1년 이하인 단기국채(T-bill)는 현재 발행 잔액 기준 시장성 국채 전체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비상 지출 재원을 마련하느라 연방 차입이 급증했던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12~2019년 대부분 기간 동안 이 비중이 10~15% 선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아진 수치다.

이런 변화는 재무부가 장기 조달 비용을 지나치게 끌어올리지 않으면서 확대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단기국채에 더 무겁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전체 단기국채 발행 규모가 827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는데, 이는 2025년 발행액 약 3600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Treasury Bills Near 21% of US Debt, Highest Since 2020
Image via @KobeissiLetter on X

발행 구성이 중요한 이유

재무부의 분기별 시장성 차입 전망 자료를 보면, 재무부가 매 분기 단기국채와 장기 국채·채권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지 알 수 있다. 이 결정은 정부의 이자 비용이 단기 금리 변동에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좌우한다. 단기국채 비중을 높이면 수십 년간 현재 금리를 고정하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그만큼 약 36조 달러에 달하는 정부 총부채 가운데 더 많은 부분을 몇 년이 아닌 몇 개월 안에 다시 조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번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단기 금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셈이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美 고용지표 신뢰도 흔들…기업 설문 응답률 뚝뚝

재무부 “관리 가능한 트레이드오프”

재무부 당국자들은 이것이 정부를 과도한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시각에 선을 그으며, 시장성 국채의 75% 이상이 여전히 만기 2년 이상의 고정금리로 발행돼 있어 단기 금리 변동이 전체 이자 비용의 대부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반면 독립 분석가들의 시각은 좀 더 신중하다. 최근 연방 부채 관리에 관한 GAO 보고서는 재무부가 현재 차입 수요를 무리 없이 충족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장기 재정 전망 악화를 실질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 논쟁은 정부 회계 차원을 넘어선다. 단기 발행에 더 크게 기대는 국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더 직접적으로 맞물린다. 부채 구성이 장기물 위주였을 때보다, 연준의 금리 결정 하나하나가 더 빠른 속도로 더 큰 비중의 연방 조달 비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런 역학은 시장이 연준의 금리 정책 논쟁 못지않게 단기국채 발행 규모도 함께 주시해야 할 이유를 하나 더 보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