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장기적인 평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설정했던 60일 시한이 연장 없이 만료됐다. 월요일까지만 해도 협상 창구 연장 가능성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결국 무산됐다. 6월 17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체결된 잠정 프레임워크가 설정한 이 시한은, 협상 개시 당시보다 오히려 양국 간 거리가 더 벌어진 채로 지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이 만료된 바로 그날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못박았다. "1순위 목표는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진짜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핵 협상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보다 더 시급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 전 세계 원유·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이 좁은 해협을 두고, 트럼프는 이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언하는 방안까지 흘렸다. 이란의 알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이를 단칼에 거부하며 "이 해협은 이란의 것이었고, 지금도 이란의 것이며, 앞으로도 이란의 것으로 남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워싱턴은 이와 함께 이란 항구를 겨냥한 이른바 "철벽"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이란의 원유 수출과 수출 수입을 강하게 옥죄고 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JP모건 "비료 부족으로 2027년 글로벌 식량위기 온다"
돌파구 안 보이는 채 6개월째 이어지는 갈등
이 갈등은 2월 말부터 시작해 이제 거의 6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연료비와 식료품 가격 상승 등 경제적 여파가 누적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국내 여론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란을 겨냥한 전례 없는 새로운 경제적 조치가 임박했다고 시사했는데, 이는 협상을 통한 소강 상태보다는 워싱턴이 확전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 측은 애초에 실질적인 협상이 시작된 적조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관리들은 이미 6월에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중단했으며, 이후에는 중개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만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시장이 호르무즈 해협을 주시하는 이유
시장 입장에서 이번 대치의 실질적인 의미는 외교적 수사보다는 호르무즈 해협 자체에 있다. 이 병목 지점을 지나는 원유·가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협하는 어떤 확전이든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이미 금리에 민감한 자산군을 짓눌러온 인플레이션 기대치에도 영향을 준다. 어느 쪽도 물러설 기미가 없고 시한마저 대안 없이 지나간 지금, 이 대치 국면은 당분간 에너지 시장에서 살아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계속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